왜 요즘 앱들이 더 불편하게 느껴질까?
예전에는 모든 게 터미널에서 시작됐습니다. 명령어를 입력하면, 텍스트가 쭉쭉 올라오던 시절이죠. 강력하긴 했지만 초보자에게는 낯설고 불편했습니다. 그 후 GUI(Graphical User Interface)가 등장하면서 소프트웨어는 한결 쉬워졌습니다. 클릭하고, 끌어다 놓고, 버튼을 누르면서 누구나 직관적으로 다룰 수 있게 됐죠.
그런데 2022년 ChatGPT가 등장하면서, 다시 텍스트 중심 인터페이스가 중심으로 올라왔습니다. 유저들은 단 하나의 입력창에 질문을 입력하고, 긴 답변을 스크롤하며 읽는 방식에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점점 기존 앱들이 불편하다고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왜일까요?
이 글에서는 지금 소프트웨어 UX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왜 기존 앱들이 갑자기 ‘낡고 불편하게’ 느껴지는지를 살펴보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진화할 것인지 그 흐름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1. 다시 터미널 시대로? 텍스트 인터페이스의 역설
ChatGPT는 매우 강력한 도구입니다.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고, 원하는 답변을 빠르게 얻을 수 있죠. 하지만 이 인터페이스는 사실 예전 터미널의 단점을 그대로 갖고 있습니다. 텍스트 기반이라 직관성이 떨어지고, 필요한 기능을 쓰려면 ‘무엇을 질문해야 할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는 부담이 있습니다.
기존 GUI가 제공하던 ‘발견 가능한 메뉴’나 ‘시각적인 인터랙션’이 사라지면서, 많은 유저들이 다시금 불편함을 느끼고 있는 것이죠.
2. 진짜 유용한 AI는 ‘채팅’이 아니다
실제 AI가 앱을 더 유용하게 만들고 있는 영역은 ‘채팅창’이 아닌 다른 곳들입니다. 몇 가지 핵심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Co-Authoring 기능
문서를 함께 작성하는 AI 도우미는 더 이상 단순한 채팅창이 아닙니다. ChatGPT의 Canvas 기능이나 Excel의 Copilot처럼, 메인 화면은 문서 자체이고, AI는 옆에서 보조하는 역할로 배치됩니다. 주인공은 사용자, AI는 조력자입니다.
Generative Right-Click
이제 많은 앱들이 마우스 오른쪽 클릭 메뉴에 AI 기능을 통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텍스트를 드래그한 뒤 우클릭하면 ‘이 부분 요약하기’, ‘다음 문장 작성하기’ 같은 AI 메뉴가 등장하는 것이죠. 사용자는 무엇이 가능한지 명확하게 볼 수 있으니, 불필요한 추측이나 반복 입력이 줄어듭니다.
Inline Feedback
맞춤법 검사기처럼 문장 위에 바로 피드백을 제공하는 기능이 AI 덕분에 훨씬 다양해졌습니다. 단순한 오타 수정뿐 아니라, 문장의 명확성, 인용 여부, 문체 등 다양한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받을 수 있게 된 것이죠.
3. 바뀌고 있는 UX의 새로운 모습
AI는 단순히 기존 기능을 자동화하는 수준을 넘어서, 사용자가 앱을 사용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습니다.
자연어 검색
기존 검색창에서는 "invoice 2022.pdf" 같은 정확한 키워드를 입력해야 했지만, 이제는 "작년에 받은 세금계산서 어디 있지?"처럼 자연어로 입력해도 원하는 결과를 찾아줍니다. 이메일, 캘린더, 코드 편집기 등 다양한 곳에서 이 기능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입력으로 선택을 대체한다
날짜 선택, 필터 선택, 글꼴 선택 등 수많은 드롭다운 메뉴 대신 자연어 입력으로 대체되는 추세입니다. “이번 주 금요일 오후 3시로 설정해줘”라고 입력하면, 사용자는 손쉽게 원하는 설정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자동 정리 기능
Figma의 레이어 이름 자동 정리 기능처럼, 복잡하고 어지러운 데이터나 작업 파일을 AI가 정리해주는 기능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사용자는 ‘정리해줘’ 버튼 하나만 누르면 깔끔한 작업 환경을 얻을 수 있죠.
4. 완전히 생성되는 인터페이스: 미래인가, 환상인가
Generative UI, 즉 AI가 실시간으로 UI를 생성하는 기술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사용자의 상황에 맞게 버튼, 메뉴, 입력창을 구성하는 방식입니다.
이 기능이 제대로 구현된다면, 사람마다 다른 ‘맞춤형 인터페이스’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것도 가능해집니다. 하지만 문제는 명확합니다. 변화가 너무 많으면 사용자가 학습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과거 Microsoft Office의 IntelliMenus처럼, 너무 많이 숨겨진 기능은 오히려 혼란을 줍니다.
그래서 완전히 생성되는 UI는 아직 갈 길이 멉니다. 하지만 그 가능성은 무시할 수 없습니다.
5. 사용자의 다음 행동을 AI가 먼저 제안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예측 기반 인터페이스’입니다. 사용자가 방금 입력한 내용을 기반으로, 다음에 할 만한 행동을 AI가 제안합니다.
예를 들어, Grammarly는 오타를 자동으로 감지하고, 수정 제안을 제공합니다. 개발 도구인 Cursor는 Tab 키 한 번으로 다음 코드를 자동 완성해줍니다. 이처럼 사용자의 의도를 예측하고, 반복 작업을 줄이는 방식은 앞으로 더 널리 퍼질 것입니다.
채팅은 시작일 뿐, 진짜 변화는 UI의 재발명
AI가 등장하며, 처음에는 ‘채팅창’ 중심의 상호작용이 각광받았습니다. 하지만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느끼고 있듯,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진짜 변화는 앱의 UI가 완전히 재설계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기존의 UX는 사람이 컴퓨터에 맞추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컴퓨터가 사람에 맞추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더 직관적이고, 더 인간적인 방식으로 말이죠.
앞으로 AI는 단순한 대답 기계가 아니라, 작업 흐름을 유연하게 돕는 조력자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변화는 벌써 시작됐습니다. 이 글을 통해, 지금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정확히 이해하고, 다음 시대의 UX를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https://allenpike.com/2025/post-chat-llm-ui
Post-Chat UI
How LLMs are making traditional apps feel broken.
allenp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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